이제는 여름이 가까이 왔나 봅니다.
최근까지도 춥다고 점퍼를 입고 다녔는데 (경상도 말로 "충피"라고 하지요. 계절모르는 바보를 두고...)
이젠 저도 더워요 ^^
얼마전에 어느 회원님이 파워맥 8600 을 구입하기를 원한다는 글을 보고
베란다 창고 제일 뒤쪽에 있던 8600 을 오랜만에 꺼집어내서 돌려보았습니다.
다행히 그리고 반갑게도 이상없이 잘 작동했고
또, 예전에 입력했던것들 갖고 놀았던것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추억에 빠지며 반나절 그렇게 놀았는데...
이놈을 처분해버릴까 또 몇년 후에 다시 꺼내보는 재미을 유지할까..... 망설이다가
다시 창고로 밀어넣을려고 하니 늙어가는 허리가 부러질것 같애서
거실 구석에 쳐박아두고 그 회원님의 글에 리플을 달았는데
10일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서, 사진찍고 팝니다 글을 올렸더니
재꺼덕~ 팔렸습니다.
아 ! 이것 봐라....
팔리면 서운해야 할 건데.... 오히려 재미가 있습니다.
한참을 그 맘이 뭔가하고... 분석을 해봤습니다.
살때에는 이곳 저곳 들쑤시며 검색하고, 잠복하고, 기다리다가 날쌔게 잡아채고
마눌님 눈치보면서 돈 빼돌려서 구입하고, 집에도 몰래 들여놓고......
그래도 맘에 만족감이 가득하고 좋았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그런 놈들을 집안 이곳 저곳에 쌓아놓다보니....
맘 한구석에는 미안한 맘도 있었습니다.
저놈들을 제대로 못 만져주는구나....
이제는 나의 만족감을 주고, 즐거움을 주는 물건이 아니라, 안타까움을 주고, 부담감을 주는 물건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또 쌓이다 보니, 귀찮아지고, 피하고 싶어지는 심리로 변하고....
그러다 다시 돌아서서 한놈만이라도 제대로 만져주어야 되겠다.... 로 변화되고.... (정반합 변증법적 진화?)
그러던 와중에 하나를 팔아보니
부담감이 사라지고, 다행히 좋은 새주인이 나타나주니 고맙고, 그 새주인이 잘 만져줄 것이라는 위안....
그래서 본래의 미안함은 다행이다... 로 변하고,
내맘이 뭔가에 집착하여, 오히려 구속되어 있었는데, 그 집착을 내려놓으니 그것에서 풀려나는 조그만 해방감.....
현실적, 물리적으로 삶의 공간이 넓어지고.....
..... 해서, 저는 이제 방출모드로 들어왔습니다. ^^
재미있습니다.
하루 이틀에 하나 정도씩 팔립니다.
솔직히 헐값에 내놓기 아까운 생각이 50% 정도 가득찹니다.
구입할 때에는 10만원정도 하던것을 팔때에는 2만원도 받기 힘들고, 20만원정도로 구입한것은 이제 5만원에도 안팔리고....
물론 아직도 팔릴만한 놈을 내놓을 때에는 조금은 위로가 될만큼 받을수도 있지요.
뭐, 구입하는 사람의 입장은 안그렇겠지요. 고물단지 비싸게 파네... 할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맘에 아깝다는 생각은 50%를 넘나듭니다.
팔아서 받은 돈은 포장비도 안나오고, 그시간에 일이나하면 몇배의 돈이 생길 것이고,
받은 돈으로는 마눌님과 저녁 한끼도 제대로 못합니다.
마눌님이 그 물건들의 원가를 안다면 저를 죽이려하겠지요. ㅋㅋ
하지만 팔릴때, 그리고 집안이, 그리고 내맘이 조금이라도 비워질 때....
즐거움이 올것이라는 50% 정도의 믿음이 물건을 자꾸 내놓게 합니다.
저도 이젠 정말 늙었을까요?
비우는 것이 즐겁다니....
여하튼, 올드맥종류, 올드PC, 올드노트북, 골동PDA, 8비트 일부.... 조금씩 정리되는 대로 중고나라, 또는 각 카페에 올릴 예정입니다.
이짓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후 얼마나 아쉬워 후회할지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쨋거나 인생은 이래 저래 즐겁게 삽시다.
자~ 오늘도 신나게 팔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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