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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아기사진, 그리고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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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든나라
the Lord of mac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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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03년 01월 20일
토론: 1107
사는 곳: 네트는 방대해...

작성글Posted : 금 10 01, 2004 12:18 pm    제목: 추석, 아기사진, 그리고 눈물.

추석 마치고 첨 글 올리는군요. 다들 잘 보내셨는지요? 오랜만에 와보니 세랑님의 멋진 사진도 보이고 (게시판 복귀 축하드립니다!) 다들 변함없는 분위기이군요. 반갑습니다.

추석때 집에 갔더니, 큰방의 가족 사진 아래에 우리 조카 사진을 붙혀뒀습니다. 이제 곧 돌이 되는 귀여운 아기인데, 지난 8월 휴가때 D30으로 찍은 사진을 누나가 현상해서 집으로 보냈나봅니다.

생각보다 사진 이쁘게 잘나와서 좋아하는데, 어머니가 웃으시면서 그러십니다.

"그 사진기 버려라. 안좋더라."
"왜요? 사진 잘나왔구먼..."
"내 사진도 보냈던데 얼굴에 주름살까지 너무 선명하게 찍혀서 안좋더라. 사진기가 그런거는 알아서 가려줘야지, 안좋구먼. 버려라."

얼굴은 웃었지만 마음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감성이 둔한 놈이라 그 말씀이 가슴에 와닿는게 조금 늦었는지, 다음날인가 청소를 돕는다고 마루 닦다가 별안간 눈물이 나려는거 간신히 참았습니다.
코끝은 왜 그렇게 시큰하던지.

아무래도 제 사진기로는 부모님을 찍어드리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포삽질도 못하겠네요. 하다가 울거같아서.


해든나라의 추석 뒷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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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발음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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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man
the Lord of mac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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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03년 04월 23일
토론: 1591
사는 곳: 서울 천호동

작성글Posted : 금 10 01, 2004 2:26 pm    제목: 효자시군요

좋은 카메라가 당혹스러울 때가 바로 그런 경우죠.
그냥 볼 때는 몰랐는데 찍어가지고 화면으로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얼굴 구석구석을 다 알 수 있게 되죠.
저희 어머니도 카메라를 피합니다.
늙어서 보기 흉하다구요.
사실 카메라는 그 주름의 골에 담겨있는 오랜 세월의 고생과 그 고생이 엮어온 자식 사랑을 보여주려는 것이 꿈인데 말이죠.
어머니 앞에서 눈물 지을 수 있다는 것만 보아도 참 아름다운 가족 같습니다.
이번 추석 때는 50이 넘은 아들이 아직도 어머니 사랑을 모르는 경우를 보았는데 정말 사람이 철드는 것은 나이랑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암담하기도 하구요.
해든나라님의 가족이 보여주는 사랑을 사진으로 많이 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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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든나라
the Lord of mac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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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03년 01월 20일
토론: 1107
사는 곳: 네트는 방대해...

작성글Posted : 금 10 01, 2004 2:34 pm    제목:

부모님... 어렸을때는 그렇게 힘들어했고,
머리 조금 굵어졌을땐 그렇게 맘에 안들어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모든 단점이 눈에 보이지를 않습니다.

몇년 전... 형이 언젠가 저에게 해 준 말이 있습니다. "너도 언젠가 아버지가 존경스러워보일꺼다" 라고.
저보다 5분 먼저 태어났어도 그건 먼저 느꼈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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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발음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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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man
the Lord of mac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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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03년 04월 23일
토론: 1591
사는 곳: 서울 천호동

작성글Posted : 금 10 01, 2004 2:49 pm    제목: 아버지라

아버지를 존경하면서 단란한 가족을 꾸리는 사람들을 보면 많이 부럽습니다.
저는 어머니 사랑은 많이 느꼈는데 아버지 사랑은 별로 느끼질 못했거든요.
저의 경험에 의하면
어머니는 자식에게 못해준 것만 기억하고(그래서 늘 자식에게 미안해 하죠)
아버지는 자식에게 해준 것만 기억했던 것 같습니다(그래서 늘 자식에게 불만이죠).
세상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모두 똑같은 것은 아니라서 부모 두분의 사랑을 모두 받고 자라는 행복한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요.
단란한 가족은 정말 큰 행복인 것 같습니다.
뉴스에서 보았는데 장수한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을 찾아보니 가족이 아주 화목했다고 하더군요.
특히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사이가 좋아야 어머니가 오래 산다고 합니다.
하긴 결혼식이나 추석과 같은 모임 때 찍은 단란한 가족의 사진은 그것 자체가 충분한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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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ny
Bacc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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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03년 03월 27일
토론: 728
사는 곳: 한밭

작성글Posted : 금 10 01, 2004 8:01 pm    제목:

글쎄요...
이번 추석은 여러가지로 복잡했습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분주한 추석을 보냈습니다.
카메라로 사진을 장례식장 전체를 찍고 할머니의 염하는 것도 찍으면서 가족들의 오열들에 멀찌감치 감정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잠시라도 카메라를 내려놓으면 감정에 복받치는 것을 어찌할 수 없더군요. 어머니의 오열을 지켜보는 아들의 심정... 글쎄요... 그것처럼 찜찜한건 없는거 같습니다.

어쨋든 가족들 모두가 모인 장례식의 분위기...
반가우면서도 애매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네요.

그렇게 추석과 카메라에 얽힌 사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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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keon
maczoo do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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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04년 01월 26일
토론: 2484
사는 곳: 어디든, 아내와 아이가 있는 곳.

작성글Posted : 토 10 02, 2004 4:29 am    제목:

카메라는 우리들이 살아가는 순간, 순간의 이미지와 감정까지도 담아내는 도구이기에...
우리 삶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는 도구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의 흔적이 세겨진 부모님의 주름살들은 자식들에게는 안타까움과 함께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겠지만,
어머님, 당신께는 단지 세월의 할큄이 남아있는 자욱일 뿐일수도....(포샵필수!)

바니님, 제 할머니는 제가 중학교때 돌아가셔서.. 그리 많은 추억도, 기억도 남아있지 않답니다.
누군가를 영원히 잃었다는 슬픔을 제대로 느끼기에는 끈끈한 추억이 그리 많지 않았고... 제가 너무 어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호상이었기를 바랍니다. 살아계시면서도 가족의 구심점이었던 큰 어른은
돌아가셔도 역시 가족을 모이게하는 구심점으로 남으시는 것 같습니다. 바니님께서 카메라로 기록하신 이미지들이
가족과 바니님의 슬픔을 덜어내는 작은 그릇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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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ny
Bacc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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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03년 03월 27일
토론: 728
사는 곳: 한밭

작성글Posted : 월 10 04, 2004 10:56 am    제목:

inkeon 님 작성:

돌아가셔도 역시 가족을 모이게하는 구심점으로 남으시는 것 같습니다. 바니님께서 카메라로 기록하신 이미지들이
가족과 바니님의 슬픔을 덜어내는 작은 그릇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인건님의 위로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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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든나라
the Lord of mac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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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03년 01월 20일
토론: 1107
사는 곳: 네트는 방대해...

작성글Posted : 월 10 04, 2004 5:40 pm    제목:

barny 님 작성:

카메라로 사진을 장례식장 전체를 찍고 할머니의 염하는 것도 찍으면서 가족들의 오열들에 멀찌감치 감정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잠시라도 카메라를 내려놓으면 감정에 복받치는 것을 어찌할 수 없더군요. 어머니의 오열을 지켜보는 아들의 심정... 글쎄요... 그것처럼 찜찜한건 없는거 같습니다.


정말 찍기 힘든 순간이셨겠군요. 저도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가 기억나네요...

감정을 멀찌감치 두었다는 말이, 왜 저에게는 반대로 들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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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man
the Lord of mac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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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03년 04월 23일
토론: 1591
사는 곳: 서울 천호동

작성글Posted : 월 10 04, 2004 5:52 pm    제목: 반대의 눈물

저는 어제 어떤 모임에서 아들을 군대 보낸 어머니의 눈물을 보았죠.
휴가나온 남의 집 아들을 보는 순간 그 어머니의 눈에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흐르더군요.
너무 보고 싶은 가봐요.
어머님께 효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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